청각적 쾌감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사운드, 야바히바라히요
실리카겔의 정규 2집 Power Andre 99은 청각적인 재미를 매우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앨범이다. 다채로운 사운드와 김한주의 웅얼대는 듯한 이펙터 먹인 목소리는 가사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기보다는 소리, 즉 순수하게 청자의 고막만을 사로잡겠다는 실리카겔의 생각이 보여진다. 사람의 목소리 하나 조차도 악기일 뿐이며 가사는 그를 위한 수단으로 쓰여진다는게 매우 흥미롭다.
앨범의 유기성은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앨범 중간중간에 삽입된 가사 없는 음악들이 전체적인 완급조절을 도와주고 다음 트랙으로 이어지는 기대감을 증폭시켜준다. 다만 이런 음악들이 여러번 반복됨에 따라 앨범이 끝을 달려갈수록 루즈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Realize, NO PAIN을 지나 T + Tik Tak Tok, APEX까지 고막을 신나게 흔들어놓고 점점 가라앉는다는 점에서 조금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내가 앨범 순서를 변경한다고 생각해봐도 지금의 구성보다 더 좋은 방향으로 배치하기란 어려울 것 같다. 특히 이런 배치는 청자로 하여금 다음 앨범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것이다. 아쉬움이라는 감정은 분명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또한 내포하고 있으니까.
추천하는 트랙은 T + Tik Tak Tok이다. 이 두 트랙은 서로 이어지는 두 곡이다. T 에서는 자연스럽고 잔잔한 선율을 따라 동굴의 초입을 점점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동굴의 벽을 짚으며 좌측으로 갈지, 우측으로 갈지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어디로 갈지 결정했을 때 Tik Tak Tok의 리프가 시작되며 그 동굴은 청자의 귓구멍이었음을 알 수 있게된다. 선율의 소리가 없어지자마자 시작되는 기타 리프부터 시작하여 5분이 넘어가는 기타 솔로는 짜릿한 청각적 쾌감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