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따 감성과 슈게이징의 완벽한 조화
To See the Next Part of the Dream
인디 1인 음악가 파란노을의 2집 앨범이다. 지난번 1집은 그저 인스트루멘탈 트랙으로 이루어진 앨범이었다면 2집은 슈게이징이라는 장르를 채용하여 만들었다. 슈게이징이란 1990년대 초반에 유행한 장르로 연주에 집중하고 관객과의 소통이 단절되는 연주, 즉 발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연주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대표적인 앨범으로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loveless가 있다. 기타에 심하게 이펙트를 걸어 연주하는 특징이 있다.
이 앨범에는 일본어를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 NHK에 어서오세요 같은 2000년대 일본 작품들을 샘플링한 것들을 많이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첫 트랙의 [뭐 듣고 있어?], [릴리 슈슈] 라는 대사가 일본어로 나오고 짙게 깔린 기타 이펙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실 실제 연주를 한 것은 아니고 대부분 가상악기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도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가사에서 찐따 감성이라고 할 법한 것들이 드러난다. 정확히는 찐따 감성도 있으나 낙관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절망적인 가사 또한 일품이다. 예를 들어 변명이란 트랙의 [노력이라는 건 과대평가 되었어 결과가 없으면 사라져버리는 걸], 청춘 반란의 [찐따무직백수모쏠아싸병신새끼] 같은 자기성찰(?)적이고 자학적인 가사들 또한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감성은 희미한 듯 아련하게 들리는 보컬, 노이즈 심한 기타 소리와 잘 어울려서 튀는 느낌을 들지 않게 한다.
개인적으로 듣는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을 소개해보자면 앨범을 다 들을 시간이 없는 사람에게는 파란노을의 아름다운 세상과 박학기의 아름다운 세상을 비교하면서 들어보면 여운이 남는다.
이 앨범은 인디로써는 거의 드물게 피치포크의 평점을 받았다. 무려 8.0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고 FAR OUT 선정 가을에 어울리는 슈게이징 명반 10선 등등 여러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피치포크 2021년 최고의 록 음악에서 10위권 내에 드는 등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는 앨범이다. 또한 한국 음반이 받았던 가장 높은 점수인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의 8.3점을 넘는 8.4점을 다음 앨범에서 받기도 했다. 평점이 짜기로 유명한 피치포크에서는 이 또한 상당히 놀라운 부분이다.
필자의 추천곡으로는 아름다운 세상, 변명, 아날로그 센티멘탈리즘, 흰 천장, 청춘반란, 엑스트라 일대기 정도가 될 것이다. 추천곡이 상당히 많은데 이 앨범은 대체로 모든 곡이 평타 이상은 친다고 생각한다. 우울하거나 슬플 때 들으며 눈물을 쏟아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