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예 최고의 커리어이자 21세기 최고의 명반 중 하나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칸예 웨스트의 5번째 앨범이자 21세기 최고의 명반 중 하나이자 힙합 최고의 앨범 중 하나, 그리고 피치포크 10점. 앨범으로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칭호를 가득 받은 이 앨범이 나오기에는 굉장한 힘이 들었다. 우선 당시 이미지의 타격이 극심했던 시기의 칸예가 하와이에서 녹음을 진행하고, 이전까지는 없던, 그리고 매우 다양한 장르에서 샘플링을 해와 힙합의 맥시멀리즘에 한 획을 그은 앨범이라고 한다. 일단 소개부터 심상치 않은 이 앨범은 대체 어째서 고평가를 받는 것일지 직접 들어봤다.
첫 트랙이자 인트로라고 볼 수 있는 Dark Fantasy가 나를 반긴다. 일단 이것이 내가 알던 힙합이라는 장르가 맞는지부터 의심이 간다. 그렇게 느낀 이유는 사운드 자체가 굉장히 빵빵하다. Can we get much higher? So high. 라는 가사를 화음으로 부르는 것은 웅장하다는 느낌을 설명하기에 매우 적합할 정도로 사운드적으로 고평가를 해줄 수 밖에 없다. 장르적으로 본다면 얼터너티브 힙합 정도가 될 듯하다.
다음 트랙인 Gorgeous가 흘러나온다. 기타 리프로 시작되는 이 곡은 Enoch Light의 You Showed Me를 샘플링 한 것을 알 수 있다. 자세히 알고 싶다면 You Showed Me의 1분 13초 부분부터 들어보자. Gorgeous의 초반 리프와 똑같다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이 앨범이 얼마나 다양한 앨범에서 샘플링을 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또한 리프에 맞춰서 부르는 코러스 부분의 랩도 상당히 인상깊다.
그 다음 트랙인 POWER는 Continent n° 6 의Afromerica에서 초반과 중반 등 에서 나오는 워오 에오하는 소리, 그리고 프로그레시브 록의 시작이라고 불리는 킹 크림슨의 21st Century Schizoid Man (Including "Mirrors")에서 1분 33초를 들으면 21 Century...하면서 나오는 가사가 있다. 이 또한 샘플링으로 무려 70년대 앨범들을, 그것도 펑크 같은 흑인 음악과 유사한 장르가 아닌 21세기 2010년도 음반에 샘플링을 하는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이다. 암튼 이 곡은 이 앨범의 최대 히트곡으로 스포티파이에서 9억 이상을 기록하고 이 앨범에서 가장 스트리밍 수가 높다.
All Of The Lights(Interrude), All Of The Lights 한번에 다루도록 하자, 일단 All Of The Lights(Interrude)는 1분 가량의 연주곡으로 스트링 사운드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맞이한다. 이는 위의 세곡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넘어가는 느낌을 준다. All Of The Lights에서는 Interrude의 조용한 분위기가 무색해질 정도로 경쾌함과 웅장함을 자아낸다. 또한 5분이라는 곡 길이에서 루즈해지는 부분이 없다시피 할 정도로 마치 10분 분량의 곡을 5분으로 압축한게 아닐까 싶은 느낌을 준다. 이 앨범에서도 성공한 트랙 중 하나다.
Monster는 초반 랩 부분 이후에 나오는 괴물의 울음 소리를 사용하여 비트에 맞추어 랩을 이어가게 설정한 것이 인상 깊었고 무엇보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Nicky Minaj의 이중인격 벌스는 인상깊다. 굵은 목소리로 진행되다가 여린 목소리가 나오고 이내 다시 굵어졌다 여려졌다를 반복하는 벌스는 이 트랙의 백미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자고로 이 곡의 길이는 6분이 넘는다.
So Appalled는 이 앨범의 다른 트랙들에 비해서는 평탄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랩과 비트 뒤에 깔리는 저음의 스트링과 신디사이저로 커버하는 짧은 멜로디가 기억에 남고 제이지의 벌스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느껴졌다.
Devil In A New Dress는 이 다음 나올 트랙의 훌륭한 밑거름이 되어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스모키 로빈슨의 Will You Love Me Tomorrow?를 샘플링한 것이 눈에 띈다. 샘플링 파트를 알고 싶으신 분들은 Will You Love Me Tomorrow?의 2분 6초, 혹은 3분 51초 부분을 들어보면 된다. 이 또한 1973년 노래로 다양한 샘플링 스펙트럼을 증명하는 곡 중 하나가 된다. 마지막 벌스가 끝나고 일렉기타의 솔로가 흘러나오는데 갑자기 끊기고 E 음의 피아노 소리가 울린다. 이것은 개인적으로 이 앨범 최고의 트랙인 Runaway로 이어진다.
Runaway, 이것을 단순히 힙합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특이한 부분이 많다. 사람의 목소리를 일렉기타 소리처럼 변형시켜 들리게 한 토크박스, 9분이라는 어마무시한 대곡지향적인 음악, 이는 이 음악이 프로그레시브적인 음악을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간결한 곡 진행은 이 음반에서 이 곡의 위치를 마치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에서 The Trial와 같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 들게 한다. 이는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Runaway fast as you can에서 이전에 사고 치던 자신에게서 도망가라는 의미도 담겨 있는 듯 하다.
마치 이전 트랙의 록 적인 느낌을 이어가듯 이 다음 트랙인 Hell Of A Life에서는 록 음악의 샘플링을 위주로 사용한 느낌이 난다. 힙합과 록 음악의 적절한 조화를 이 앨범에서 이끌어낸다고 생각하고 필자는 아직 힙합이라는 장르에 대한 조예가 록 음악 만큼 깊지는 않지만 이전에 리뷰했던 Run D.M.C.의 Raising Hell의 수록곡 Walk This Way의 느낌에서 더욱 잘 다듬어지고 진일보한 곡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다음 트랙인 Blame Game에서는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애절한 스트링 편곡과 목소리가 전 트랙의 음음음 하는 분위기를 받아서 분위기를 다운시킨다. 이 곡 또한 길이가 심상치 않은데 7분 49초의 길이를 자랑한다. 상당히 긴 길이의 스킷또한 자랑한다.
Lost In The World의 시작은 오토튠을 낀 감미로운 보컬로 시작하다가 들리는 수가 늘어난다. 첫 트랙의 코러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우울한 분위기였던 곡을 반전시키는 트랙으로 사운드를 가득 채운 드럼이 다운된 분위기를 업 시킨다. 다양한 사람들이 부르는 보컬은 웅장함을 자랑한다. 느낌 상으로는 디즈니 뮤지컬 곡에 들어가도 될 정도로 흥겨운 분위기가 귀를 맴돈다. 이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자 전 트랙과 이어지는 곡인 Who Will Survive In America가 흘러나오고 1분 30초 가량의 짧은 랩 곡으로 랩을 끝으로 박수 소리를 내며 끝이 난다. 이 박수 소리는 마치 이 앨범의 평가를 나타내는 듯 여러 곳에서 찬사를 받았다.
이 앨범으로 칸예는 시상식 사건으로 잃었던 이미지를 다시 복구하는 것을 넘어 최고의 힙합 아티스트로 발돋움하였고 이 앨범 또한 2010년대 앨범 최고의 명반을 말하면 대부분의 평론 매체에서 5위 안에 들어간다. 필자는 이 앨범을 처음 듣고 평소 쇼미더머니로 대표되는 한국 힙합을 초월한 음악성에 빠져 한동안 외국 힙합을 판 적이 있을 정도로 필자 본인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앨범이다. 사실 필자는 평소에도 쇼미더머니를 싫어했다. 그러나 이 앨범에 빠진 것은 평소 듣던 록 음악과의 융합, 웅장한 사운드, 지루할 틈 없는 편곡 등 다양한 요소가 조합되어 나타난 결과물임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 이 앨범을 리뷰하는 겸 조사하면서 이 앨범이 가진 위엄을 더욱 잘 알게 되었다. 본인이 힙합을 좋아하지만 이 앨범을 들어본 적 없다면 반드시 추천할 것이다.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느낌의 힙합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