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이 아닌 앨범 단위로 듣는 음악의 본격적인 시작
"Dark Side of the Moon"
프로그레시브 역사상 최고의 작품인 이 앨범 커버는 아마 록 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상당히 익숙한 모습일 것이다. 검은색 배경에 삼각형, 그리고 빛이 반사되어 나오는 프리즘을 커버로 하는 이 작품은 가장 위대한 앨범 커버를 뽑으라 하면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커버이다. 물론 이 작품은 커버 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중요하다.
이 앨범에 본격적인 평가를 하기 전에 Pink Floyd라는 그룹을 짧게 나마 살펴보아야 한다.
초창기 핑크 플로이드는 사이키델릭 록을 주력으로 미는 그룹이었다. 그들의 첫 앨범인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은 1967년 수많은 사이키델릭 명반이 쏟아져 내렸던 그 시기 사이에서 독특한 빛을 뽐내었다. 그러나 2집 작업 이후 핑크 플로이드의 전 리더인 시드 바렛은 정신 질환 문제로 밴드를 나갔다. 허나 그가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시드 바렛의 사이키델릭 록의 잔재가 길게 남아있게 된다. 핑크 플로이드라는 밴드가 프로그레시브 록으로 노선을 바꾼 이후에도 말이다. 물론 이 Dark Side of the Moon도 마찬가지이다.
이 앨범은 밴드의 베이시스트 로저 워터스의 주도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이 작품의 가사에서는 덧없이 지나가버리는 시간,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등 로저 워터스의 사상이나 냉소적인 부분이 많이 담겨져 있다. 오히려 이러한 부분이 가사면에서 더욱 돋보이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이 앨범은 쭉 흘러가는 음악적 특징을 갖고 있다. 당시 LP라는 매체의 특성상 The Great Gig in the Sky - Money 부분은 살짝 끊어진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면 앨범 전체가 하나의 음악처럼 흘러가는 특징을 담고 있다. 그리고 첫 트랙인 Speak to Me에서 심장박동 소리가 들리며 점점 커지며 음악이 시작되지만 마지막 트랙인 Eclipse는 심장 고동이 점점 작아지면서 끝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즉, 이 앨범은 처음과 끝이 없이 무한히 순환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후의 핑크 플로이드의 11집 앨범이자 더블 앨범 최고의 명반인 The Wall에서 다시 나타난다.
물론 이런 음반을 이야기 하면 나오는 것이 비틀즈의 페퍼 상사지만 이 앨범의 특징은 핑크 플로이드 음악을 조금 아는 일반인 기준에서는 하나 같이 들어본 기억이 거의 없는 트랙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페퍼 상사에는 A Day In The Life 같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트랙이 있는 반면에 이 앨범의 경우엔 핑크 플로이드의 팬이 아닌 이상 트랙을 잘 모른다는 특징이 있다. 이 또한 트랙으로 끊어 듣던 앨범들을 음반 단위로 듣게 하기 시작한 본격적인 앨범이자 컨셉트 앨범이다.
다양한 신디사이저, 그리고 효과음 등은 이 앨범이 1973년도 앨범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세련됨을 가져다 주고 Time 트랙의 기타 솔로는 기타월드에서 조사한 100대 기타 솔로에서 2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비록 느린 기타 솔로지만 웬만한 속주 기타 솔로보다도 더 마음이 울리는 감동을 선사해주는 트랙이다.
본인이 록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거나 음악을 좀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 앨범을 듣지 않고서는 논할 수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음악사에서 중요한 음반이자 마이클 잭슨의 Thriller 다음으로 많이 팔린 앨범이기도 하며 거의 모든 해외 명반 모음에는 이 음반을 100위권 안에 넣고 있다.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이 음반에 "42분 53초"를 쏟는다는 것은 전혀 아깝지 않은 일일 것이다.